10월 말, 서울에서 밤산책하기 가장 좋은 축제를 찾고 계신가요. 저는 다가오는 가을 축제들을 미리 정리해보다가 올해 날짜가 바뀐 정동야행 소식을 발견했습니다. ^^ 원래 매년 5월에 열리던 행사인데, 2026년에는 가을인 10월 29일(목)부터 31일(토)까지 3일간 열린다고 합니다. 봄에 "올해는 왜 소식이 없나" 의아했던 분들이라면 이번 글을 끝까지 읽어보세요.
2026년 정동야행은 날짜가 가을로 옮겨지고 하루가 늘어난 3일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10월 29일(목)은 '미리정동야행'으로 문을 열고, 10월 30일(금)은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10월 31일(토)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집니다. 10월 30일 저녁 7시에는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고궁음악회와 함께 개막식이 열립니다.
일정별로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목요일 미리정동야행이 가장 한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금요일 밤과 토요일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큽니다. 작년 5월 행사 때는 이틀간 13만 3천 명이 방문했으니, 올해는 3일로 나눠 온다고 해도 토요일 저녁은 꽤 붐빌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정동야행의 주제는 '정동, 새로운 빛을 입다'입니다. 대한제국 무렵의 근대 건물이 몰려 있는 정동 일대에 야간 경관조명을 더해, 밤의 정동을 새롭게 보여주겠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 실제로 정동 근대 건물 19곳에 경관조명을 다는 사업도 올해 9월에 시작됐다고 하니, 이번 야행에서 그 변화를 미리 엿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축제를 앞두고 열린 '정동야행 청사초롱 그림 공모전'도 눈에 띕니다. 시민들이 그린 청사초롱 도안 중 대상작이 올해 축제를 대표하는 청사초롱으로 제작되고, 다른 수상작들도 축제장 포토존과 야간 경관 연출에 활용된다고 합니다. 공모 결과는 10월 6일에 발표된다고 하니, 축제장에서 시민들의 그림이 담긴 초롱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동야행의 핵심은 '야화', 즉 역사문화시설의 야간 개방입니다. 평소에는 저녁 대여섯 시면 문을 닫는 박물관과 교회, 옛 공사관들이 축제 기간에는 밤 10시까지 문을 엽니다. 작년에는 30곳이 넘는 시설이 야간 개방에 참여했습니다.
덕수궁 석조전과 중명전 같은 곳은 평소 낮에만 내부를 볼 수 있는데, 정동야행 기간에는 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덕수궁은 정동야행이 아니어도 밤 9시까지 관람할 수 있지만(입장 마감 8시, 월요일 휴궁, 입장료 1,000원), 석조전·중명전 내부를 밤에 보는 건 축제 기간에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죠. 올해 참여 시설 명단은 공식 홈페이지에 아직 다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야로'는 해설 투어, '야사'는 역사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정동은 대한제국과 근대 문화유산이 집약된 동네라, 해설과 함께 걸으면 보이는 풍경이 달라집니다. 덕수궁 돌담길부터 구 러시아공사관, 정동극장 일대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밤에 걸을 때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다만 인기 투어와 일부 공연은 사전 신청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에는 주한영국대사관 내부 투어와 이화여고 내부 투어, 캐나다대사관 강연이 홈페이지 사전 신청·추첨으로 진행됐습니다. 올해 사전 신청 일정과 방법은 공식 홈페이지에 추후 공지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축제 전에 꼭 확인해보세요. 놓치면 아쉽잖아요. ^^
'야설'은 거리 공연, '야경'은 밤 풍경입니다. 정동길과 덕수궁길 곳곳에서 작은 무대 공연이 열리고, 경관조명과 청사초롱이 밤의 거리를 밝힙니다. 축제 기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정동분수대, 예원학교 앞까지 차량이 통제될 예정이라(작년 기준, 올해도 동일 여부는 확인 필요), 차 없는 밤거리를 여유롭게 걸으며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포토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밤의 돌담길과 불 밝힌 근대 건축물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은 정동야행의 백미입니다. 삼각대 없이도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조명 맛집 코스라, 카메라 배터리와 보조배터리는 미리 충전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야식'은 먹거리, '야시'는 아트마켓입니다. 축제장 주변으로 먹거리 부스와 아트마켓이 들어서 밤산책 중간중간 쉬어가며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정동 일대는 평소에도 카페와 맛집이 많은 동네라, 축제 먹거리와 함께 정동 맛집 탐방을 곁들여도 좋습니다.
다만 밤 시간대 인기 부스는 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저녁 식사는 조금 일찍 해결하고 축제를 즐기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만큼, 낮에 정동 맛집에서 식사하고 저녁에는 축제 먹거리로 가볍게 즐기는 코스도 괜찮겠네요. ^^
정동야행은 대중교통으로 가는 게 정답입니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1번 출구, 5호선 서대문역 5번 출구에서 바로 축제 구역으로 이어집니다. 행사 당일에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정동분수대, 예원학교 앞까지 차량이 통제될 예정이라 자가용 진입이 어렵고, 별도 주차장도 마련되지 않습니다.
버스를 이용하신다면 402번, 472번 등이 정동 일대를 지납니다(작년 서울문화포털 안내 기준이니 노선은 한 번 더 확인하세요).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축제인 만큼, 막차 시간도 미리 체크해두시면 좋습니다.
정동야행은 서울 도심에서 근대 역사와 밤 풍경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축제입니다. 평소에는 낮에만 스쳐 지나가던 정동의 돌담길과 근대 건축물이 밤이 되면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주죠. 올해는 일정이 가을로 옮겨지고 3일로 늘어나 선택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0월 말 서울 근교에서 가볍게 밤나들이를 계획 중인 분, 역사 해설과 함께 걷는 산책을 좋아하는 분, 밤 풍경 사진 찍기를 즐기는 분, 데이트 코스로 분위기 있는 야간 코스를 찾는 커플까지.
가을밤, 돌담길 위에 드리운 청사초롱 불빛 아래를 걸어보세요. 백 년 전 정동의 밤도 아마 이쯤은 아름다웠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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